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 단채널 비디오, 15분 26초,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 단채널 비디오, 15분 26초,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 단채널 비디오, 15분 26초,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 단채널 비디오, 15분 26초,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하우스>, 설치, 45×45×45cm,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하우스>, 설치, 45×45×45cm,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 단채널 비디오, 15분 26초, 2020
임리하-박주영b Reeha Lim-Juyeong Park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 단채널 비디오, 15분 26초,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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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리하-박주영b

임리하, 박주영 작가는 스타트업(start-up)을 함께 진행한 경험 이후, 지속적으로 공동 작품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기존의 단편적인 작업에서 벗어나고자 자신들의 방향성을 계속해서 고민하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두가지 작품으로 구성된 <구멍을 몇 개 더 뚫어야 벽이 무너질까>도 이런 방향성과 연결되는 하나의 프로젝트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품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의 경우 영화의 형식을 빌려왔는데, 이는 서사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관객들에게 조금 더 친절한 설명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드림 오브 드림하우스>와 <드림하우스>는 영상과 영상 속의 공간을 미니어처로 재현한 작품이다. 두 작품은 서로 연계되어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타자와 개인의 ‘경계짓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가 제시한 타자와 개인의 경계의 모호함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이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형상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절대로 나일 수 없을 것 같은 혐오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는 꿈속의 존재가 결국 나일 수도 있는, 경계의 무너짐을 이번 전시를 통해서 보여준다.

칠흑 같은 화면에서 ‘간밤에 꿈을 꿨어요’라는 동그라미의 고백. 그녀는 꿈속에서 자신의 현실과 상반되는 낯설고 ‘구질구질한’ 공간에 서있다. 그러나 동그라미는 그 곳의 사소한 진실들을 알고 있는 자신을 통해 공간에서 익숙함을 느낀다. 그런 자신에게서 혐오감을 느끼며 꿈에서 깬 그녀는 자신의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며 꿈 속의 구질구질한 이미지를 덮어버린다. 작가는 이러한 행위를 ‘우아한 덮음’이라고 표현한다. 그럴싸하게 눈 앞을 가려버리는 이런 행위는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혐오하는 것이 아닌, 본능적인 혐오를 보여준다.

이때 동그라미가 꿈 속에서 보았다는 ‘네모의 방’은 영상 속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원룸은 미니어처 작업으로 전시장에 함께 제시되는데, 이를 통해 네모의 방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상태에서 관객은 미니어처에 사람이 살 수 없음을 인지 한 채로 영상 속에서 인형의 집과 같은 미니어처 모형에 사는 동그라미를 관전한다.

작가는 “미니어처와 동그라미의 합성에서, 우리는 미니어처를 실제 공간으로 착각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구현해 관객들을 헷갈리게 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어둠 속에서 이질감이 나타나고 미니어처 안에 살고 있는 인물의 상황을 관객이 인지하고 바라보는 것이 중요 하다. 미니어처는 ‘실제와 허상’의 맥락에 놓인 장치가 아닌, 어떤 이의 믿음이 곧 진실이 되어 버리는 위선을 짚어내는 장치이다.

동그라미는 창밖을 바라보며 “어쨌거나 낭만적이지 않아요? 안개 너머의 일들을 언제나 모른 척해도 된다는 게요.”라고 말한다. 그녀의 말처럼 안개 너머 무엇이 있든 동그라미는 그를 외면하며, 그 행위를 통해 창밖의 공간과 내부를 경계 짓는다. 작품이 담아내는 ‘경계’는 집의 외벽처럼 안팎을 가르는 명확한 것이자 한편으론 흐리멍텅한 안개와도 같다. 이때의 네모의 등장은 동그라미의 세상의 벽을 무너뜨리는 하나의 구멍이자 균열의 시작점이다. 꿈 안의 낯선 장소와 어느 날 침범한 이방인은 어딘가 익숙해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며 혐오스러운 꿈 속 현실과 나의 경계를 허물어 버린다.

이렇게 발생한 기시감 속에서 동그라미는 자신이 혐오하는 네모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그라미가 감추고 있는 자신의 본질이 네모인지 아니면 동그라미인지 더 이상 분간할 수 없다. 우아한 모습으로 네모를 덮고 있던 동그라미는 네모의 방문으로 그 경계가 무너진다. 개인과 타자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미워했던, 혐오했던 존재가 사실은 자신의 모습에 내재되어 있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다. 혐오의 대상이 외부가 아닌 내부로 돌아오는 것. 무의식적으로 느끼던 기피감과 그것들을 가리려 했던 노력들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혼란스러움. 이는 단지 동그라미와 네모의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현실 속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애초부터 내 것이 었던게 분명해요. 아니면 이렇게 편안할 리 없죠.”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게 분명해요. 아니면 이렇게 어색할 리 없죠.”

혐오란 무엇인가를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감정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감정이다. 그러나 어쩌면 우리는 동그라미처럼 우리 자신을 혐오하며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을 우아하게 덮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시감을 느끼며 서로를 바라보는 네모와 동그라미를 통해, 우리는 가리고 싶은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러한 동그라미와 네모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임리하, 박주영 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혐오하는 대상을 기피하며 자신이 보고싶은 세상을 위해 눈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러한 혐오가 우리 자신에게 되돌아오고 있지 않은지 물음을 던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강혜지